(칼럼)
1인 미디어가 우리 생활의 주류 미디어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인 미디어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해서 유통하는 일을 개인이 총괄하는 방식을 말한다.
스마트폰 중심의 모바일 환경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활성화는 1인 미디어 이용자 급증을 불러왔다. 특히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1인 방송 크리에이터(Creator)들의 고수익 사례는 누구나 유명인이 될 수 있다는 자극이 되었다. 게임, 뷰티 채널을 넘어서 먹방, 쿡방, 운동 등의 취미를 가지고도 직업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사회 분위기는 1인 미디어 저변 확대의 촉매 작용을 한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비대면 시대에 개인화된 미디어 소비 이용률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접근성과 이용 편리성, 콘텐츠 다양성 측면에서 1인 방송은 콘텐츠 소비의 새로운 축이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산업과 연결하여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작년 8월 30일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주축으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1인 미디어 산업 활성화 방안’이 그것이다. ‘1인 미디어 창작자 육성’, ‘1인 미디어 산업 생태계 활성화’ 정책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 자극적 동영상, 가짜 뉴스, 뒷광고, 크리에이터의 도덕성 문제 등 운영상 문제점이 발전의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본 원고에서는 1인 방송의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유튜브를 중심으로 성장의 디딤돌과 저해 요소인 걸림돌을 살펴보고자 한다.
현재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장의 정점에 있는 유튜브도 고난의 역사를 이겨낸 결과이다. 구글은 2006년 16억 5천만 달러(약 2조 400억원)에 유튜브를 인수하였으나 2009년까지 연평균 5000억원 대의 적자였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으로 힘을 모으고, 미래 미디어 산업으로 투자를 계속했다. 그 결과 2019년에 공개한 유튜브 광고 수익은 151억 5000만 달러(약 18조원)에 이른다. 전년도 111억 6000만 달러 (약 13조원) 대비 36% 이상 성장했다. 이것은 유튜브 레드, 유튜브 뮤직 같은 구독형 매출 수익을 제외한 것이다. 또한, 국내 1인 미디어 시장도 발전 양상을 보인다. 미디어미래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 미디어 시장의 전체 규모는 2018년 3조 8700억원에서 2023년 8조원 규모로 성장을 예상한다. 사용량 증가 추세도 뚜렷하다. 2019년 11월 와이즈앱 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의 유튜브 월간 사용시간은 442억분으로, 전년 대비 125억분 늘어나서, 페이스북(41억분) 이용시간의 10배 이상으로 나타났다.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는 SNS인 인스타그램의 월간 이용시간도 27억분 정도이니 유튜브 쏠림 현상이 뚜렷하다. 하지만 미디어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민감하다. 콘텐츠의 품질, 개인성향, 큐레이션 서비스, 정책 변화 등의 요소에 따라서 빠르게 움직이는 유기체이다. 그래서 1인 미디어의 건전한 시장 형성을 위해서는 자체 정화와 개선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비대면 시대, 1인 미디어 성장의 디딤돌이 되다.
우리나라의 1인 미디어 산업 성장의 디딤돌 요소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국내 산업 환경 측면에서의 장점이다. 국내에서 1인 방송의 진입 장벽은 매우 낮다. 기술적으로도 인프라 및 장비 등에서 우수하다. 제도적, 경제적 지원에 정부가 앞장서고 있다. 두 번째, 플랫폼 측면에서는 장점인 동시에 국내 산업발전의 한계점이 되기도 한다.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넷플릭스 등의 거대 IT 플랫폼 기업이 이 시장을 주도하기 때문이다. 국내 OTT 산업 성장의 혜택을 유튜브, 넷플릭스가 가장 먼저 누린다. 웨이브(wavve)나 티빙(Tving)은 여전히 경쟁에서 후발 주자이다. 2018년 DMC미디어 자료에 따르면 국내 1인 미디어 플랫폼 이용은 유튜브(94.1%), 인스타그램(36.2%), 페이스북(28.5%), 아프리카TV(21.7%) 순이었다. 국산 1인 미디어 플랫폼은 4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은 국내 산업발전을 선순환으로 견인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상태이다.
세 번째는 코로나19 위기가 오히려 미디어 혁신을 앞당기고 있고, 1인 미디어는 혜택을 받고 있다. 코로나 위기로 TV 시청시간의 증가 현상, 유튜브, 기타 구독형 OTT 서비스의 성장이 눈에 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디즈니 플러스 이용자 300% 증가, 넷플릭스 구독자가 47%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넷플릭스의 경우 2020년 1분기 가입자가 1.83억명으로 1,577만명 증가를 보였다. 국내에서도 넷플릭스 가입자의 증가 현상이 뚜렷했다. 코로나 위기는 방송 미디어와 1인 미디어의 동반 성장을 보여준다. 그리고 미디어 혁신의 핵심 요소는 콘텐츠라는 것을 알려준다. 닐슨코리아 황성연 박사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는 전체 이용시간의 20.31%를 동영상 시청에 사용하고, 이 중 12.74%가 방송 프로그램 시청시간으로 나타났다. PC의 경우에는 26.4%를 동영상 시청에 할애하고, 이 중 29.35%가 방송 프로그램 시청에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스마트폰 중심의 콘텐츠 소비라는 인식을 단말기 중심에서 콘텐츠 내용 중심으로 봐야 한다는 새로운 시사점을 던진다. 이처럼 1인 방송의 발전에도 콘텐츠 경쟁력 확보가 핵심요인이 된다고 하겠다.
다음으로는 게임산업의 성장이 1인 방송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이다. 게임 관련 채널은 초기 1인 방송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게임은 현실과 가상공간의 융합 기술 적용에 최적이다. 코로라 위기로 더 성장하는 게임산업은 그래픽 프로세서 기술의 도움으로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핵심 산업군으로 발전하고 있다. 더불어 자연스럽게 1인 방송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로는 디지털 광고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장점이다. 승자독식의 1인 미디어 시장에서 유튜브 광고의 성장이 무섭다. 1인 방송의 입장에서 광고는 산업발전의 핵심 에너지이기 때문에 긍정 신호이다.
1인 미디어 산업 발전의 걸림돌을 제거하라.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서 걸림돌 요소를 제거해야 하는 것은 1인 미디어도 마찬가지다. 최우선사항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에 있다. 유튜브 플랫폼이 1인 방송 발전의 디딤돌이 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소비자 욕구를 충족하는 콘텐츠 수급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도태된다. 글로벌 OTT인 넷플릭스의 성장 저변에 이용자 데이터 분석을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지역별 콘텐츠 수급과 취향 저격 추천서비스가 있다는 것은 기억하자. 그리고 시각적으로도 완성도 있고 영상미를 갖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1인 방송은 한계점이 있다. 콘텐츠 내용 측면의 경쟁력 확보, 기술적 품질 향상, 경제적, 법적 제도적 측면까지를 개인이 대응하기는 어렵다.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조직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MCN(Multi Channel Network)으로 모일 수밖에 없다. 경쟁 시장에서는 대형화가 필요하다는 단점 요소이다.
두 번째는 광고 시장에는 정석으로 진입해야 한다. 일부 셀러브리티(Celerbrity, 셀럽) 채널의 뒷 광고(광고비를 받고 영상을 제작하면서, 광고 포함을 표시하지 않는 행위) 논란은 풀어야 할 숙제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뒷 광고 금지 및 사업자 제재 조치 등 방안을 내놓았지만, 개인 크리에이터에 대한 뒷 광고 처벌 규정 마련도 시급하다. 미디어 기업이건 개인이건 디지털 광고 시장에서 투명하고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 최근 유튜브는 모든 영상에 광고를 붙이는 약관을 통과시켰다. 광고를 피하고 싶다면 유료서비스에 가입하라는 이야기이다. 내년에 이 약관이 실행되고 소비자들이 ‘구글의 디지털 갑질’이라는 인식이 커진다면 유튜브는 위기에 직면할 수도 있다.
세 번째는 1인 미디어 스타도 엄격한 도덕성을 갖추어야 한다. 1인 크리에이터는 본인이 제작자이면서, 출연자이고, 수익의 주체이기에 일탈 행동을 하기 쉽다. 리얼 예능으로 인기몰이를 하던 유튜브 채널 ‘가짜 사나이’ 영상 서비스가 각종 구설수로 중단된 경우나, 자가 격리 수칙 위반과 세금 논란으로 운영을 중단한 ‘영국 남자’ 채널의 경우가 걸림돌에 넘어진 사례이다. 셀럽은 과거에 방송, 영화 속 스타의 새로운 이름이다. 스타 마케팅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히 크다. 콘텐츠 시장은 바르게 가는 것이, 길게 가는 길임을 명심하자.
다음으로는 1인 방송의 선정성, 유해성 등에 대한 논란을 해결해야 한다. 자체 정화 기능이 없는 1인 방송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운영자의 도덕성에 심의와 유사한 필터링 기능이 필요하다. 최근 캐나다에서는 OTT 기업도 국내 방송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는 검토를 하고 있다.
‘1인 미디어’가 행복 미디어로 성장하기를 기대하며
매클루언이 《미디어의 이해》라는 책에서 이야기한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처럼 우리 생활의 모든 환경, 커뮤니케이션 도구는 미디어이며, 미디어는 우리 생활 속에 스며들어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1인 미디어도 영향력에 맞는 책임과 의무를 자각해야 한다. 언론 권력은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개인에게 분산되고 있고, 1인 방송을 통한 미디어 소비는 흥미 위주로 성장하고 있다. 1인 미디어가 핵심미디어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균형감을 가진 바른 콘텐츠가 유통되어야 한다. 가짜 뉴스, 선정적 콘텐츠의 유통은 결국 채널 서비스 중단을 맞이한다는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 법적 규제 이전에 크리에이터의 자체 성찰을 통한 성장을 기대한다. 그래서 1인 미디어가 인간의 행복을 돕는 생활 속의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 잡는다면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더불어 1인 미디어는 지자체별로 문화 산업발전에도 기여할 수 있다. 공모전을 통해서 1인 미디어 창작자를 발굴하고, 전문가 멘토링을 통해서 지원한다면 지역 문화 알리미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우수 창작자 발굴로 해외에 한류를 알리는 중심 채널로 성장시켜보자. BTS의 서울관광 홍보영상의 인기나 퓨전 국악 그룹 ‘이날치 밴드’의 한국 관광 홍보영상의 놀라운 조회수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틱톡 같은 글로벌 소셜 플랫폼의 연계를 통한 성공이라는 점을 참고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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